아흔 살을 훨씬 지나 거동마저 불편해 보이는 할머니가 환갑을 넘어 허리가 구부정해진 아들이 집을 나서자 “차 조심하거라” 하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신다. 우리는 그러한 모습에 대해 아무도 우습다거나 쓸데없는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상 어머니들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애정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어머니가 들려주는 경영의 지혜](WEAR CLEAN UNDERWEAR : Business Wisdom from Mom)는 누구나가 듣고 자랐음직한 어머니의 잔소리를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로, 나아가 경영 현장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생생한 지침으로 승화시킨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론다 에이브럼스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뛰어난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인『성공적인 사업계획:그 비밀과 전략』은 미국과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비즈니스 위크」의 북클럽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라는 책을 통해 새로운 전환의 세기를 눈앞에 둔 현시점에서 낡은 것, 혹은 케케묵은 잔소리로 치부해버리기 일쑤인 어머니의 말씀 속에 담긴 생활 속의 가르침을 기업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지혜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 책에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 파타고니아, 3M, 진저맨즈 델리, 컴버랜드 패킹, 맥케이 너저리, 킨코,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이 소개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기업도 있고 또 좀 생소한 기업도 있지만, 저자는 이들 기업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 기업 경영자들의 생활 철학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그 동안 숱한 경영서들이 출간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탁월한 기업 경영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저서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책들이 대부분 컴퓨터의 매뉴얼처럼 지식 혹은 교과서적인 방법론만을 일러주고 있을 뿐이며, 각 기업의 관리자들이나 경영자들 또한 이러한 지식에 따라 전형적이고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무엇보다 기존의 경영서들에 비해 쉽고 재미있다. 제목만 보고 다소 경영서답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사례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업가들 또한 우리가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게 되는 일반적인 경영자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기업의 손익계산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적은 월급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일을 시킬 수 있을까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남들이 보지 않더라도 깨끗한 속옷을 챙겨 입는 심정으로 핵심까지 깨끗한 경영을 통해 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로 인해 사원들이 회사에 자발적인 충성심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
한 예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회장 허브 켈러허는“우리 어머니는 사업가는 결코 돈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사람이 뛰어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고 하셨지요”라고 말했다. 요컨대 돈이 전부는 아니며, 마음이 따라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