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는 괴물들을 키웠을까

어쩌다 우리는 괴물들을 키웠을까

  • 자 :송민수
  • 출판사 :들녘
  • 출판년 :2018-02-2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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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은 학벌 사회의 쓰레기를 먹고 자란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괴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촛불의 강렬한 빛에 쐬어 하나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 괴물들이다.



이 괴물들의 성장 배경과 증식 환경을 ‘학력’이라는 지점에서 들춰내보고자 한다. 학력이 절대파워가 된 세상에서, 학력을 가진 자들은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구분짓고, 배제하고, 군림하고, 그리하여 다중의 제어를 무기력하게 만든 다음 온갖 추악한 행위들로 세상을 더럽힌다. 아무리 저질스런 언행을 일삼아도, 학력은 그들을 너그러이 눈감아주는 면죄부로 통용된다.



학력 위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학력’이 아닌 ‘위조’에만 시선을 돌렸다. 당당한 학력을 가진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위조’를 맹렬히 성토하고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왜 그랬을까? 그 결과로 밝혀진 팩트와 진실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가진다고 그리했을까? ‘위조’보다, 더 근본적인 시선을 ‘학력’이라는 문제에 돌렸어야 하지 않을까?



학력 중심 사회의 폐단은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나의 해결방법은 다른 문제를 불거지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모순은 인정하되 해결은 포기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은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해결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닐까?



저자는 학력 문제의 근본 원인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서연고의 지나친 특권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 앞에서 우리를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견고한 학벌 사회가 키워낸 부끄러운 괴물들은 우리가 왜 그들을 부러워했는지 의심하게 했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아무 근거가 없음을 속 시원히 짚어낸다.





‘학력 위조’ 사건에서 주목되지 못한 ‘불편한 진실’



‘학력’ 문제가 대한민국의 뿌리마저 뒤흔들 수 있음을 ‘정유라의 부정특혜입학 사건’은 역사적으로(?) 증명해주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고구마줄기를 캐려고 총장실을 파내다가 무령왕릉을 발견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화여대 입학비리 사건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시간을 거슬러, ‘학력 위조’가 큰 사회문제로 이슈화된 것은 ‘신정아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사회지도층, 연예인은 물론이고 유명학원 강사들까지 ‘학력 커밍아웃’을 해야 했다. 그리고 ‘미네르바 사건’이 있었다. ‘경제 대통령’ ‘우리 시대의 국민경제 스승’이라고까지 격찬을 받던 미네르바는 그의 학력이 전문대 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의 입으로 다른 학력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위조범’ ‘사기꾼’으로 내몰리고, 급기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다고 하여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또 ‘타블로 사건’은 어떤가. 타블로 학력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타진요’라는 카페까지 생겨나, 참으로 집요하게 심지어는 법정에서까지 타블로의 학력 관련 증거들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학력 사수 열혈 매니아들’의 존재를 우리 사회에 각인시켰다.

이처럼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명예훼손죄로 실형을 선고받을지언정 학력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부르대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정당한 학력’이 ‘위조된 학력’으로 인해 침해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의 학력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누군가 거짓 학력으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응징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학력과 관련된 모든 사건들은 학벌을 통해 누리는 특권이 존재함을 시발점으로 한다. 대한민국은 학력에서 기인하는 특권을 마치 천부권인 것처럼 인정하는 ‘학력사회’, 아니 그보다는 ‘학벌사회’가 되어 있다. 그래서 ‘학력 위조’ 사건에서 문제로 삼은 것은 ‘위조’일 뿐, ‘학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던져지지 않았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가히 ‘괴물들’로 표현해도 될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군림하게 되었다.





알면서도 덮어두었던, 그러다가 마침내 드러난 괴물들의 정체



이 책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 저자는 ‘괴물들’로 표현한 그들을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 성장의 배경이 어떠했든, 경제적으로 가난하게 자랐든 부유하게 자랐든, 그들이 사회의 꼭짓점에 오른 이후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학력사회’의 폐단이라는 측면에서 짚어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학벌은 ‘SKY’라는 이니셜로 표현되는 서연고(서울대, 연대, 고대)이다. 지표상으로 이들 학교 출신이 사회지도층에서 점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물론 이 책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서연고 출신이 아니다. 중고등학교 6년간의 노력을 통해 얻은 ‘정당한 학력’을 자기 개인을 위해 정당하게, 나아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은 존중받고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정당한 학력’을 ‘부당한 특권’으로 연결시켜, 작금에 드러나고 있는 온갖 적폐들의 원인 제공자이자 수혜자가 된 사람들은 너무도 많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차마 낯 뜨거워할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낸 사람들의 대표격을 이 책 ‘부끄러운 서연고 Ⅰ, Ⅱ, Ⅲ’에 담았다. ‘괴물들’의 성장 배경과 증식 환경을 ‘학력사회’라는 틀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모습은 도리어 우리로 하여금 ‘학력사회’의 문제점을 짚어주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50년 동안 변화를 모색했으나, 조금도 변하지 않은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적 문제



우리 사회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돌아볼 때, 당연히 교육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다 다르며,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더라도 각 지능은 사회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우리는 오로지 ‘공부 잘하는 것’, 그 결과 ‘명문대학 들어가는 것’을 최고로 치며, 여타의 것은 부수적이거나 하찮은 것으로 취급한다. 공부 앞에서 다른 모든 것은 뒤로 물려지고, 오직 공부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의 관심과 찬탄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그 공부 잘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늠되고 있을까.

이 책 “뭘 잘해서 서연고에 갔을까”는 대한민국에서 공부 잘하는 것의 정체, 그리고 그 비밀을 드러낸다. 자기 생각과 학습 대상에 대한 의문은 공부 잘하는 것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외려 장해물로 작용한다. 선생님이, 강사가 적시하고 불러주는 것을 암기하고 그것을 시험지에 그대로 풀어내면 공부 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심지어 서연고 대학생들이 학점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는 보도 앞에서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평가를 위한 교육’이지, ‘교육을 위한 평가’가 아니다. 이러한 교육방식과 교육체제가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얼마나 통용될 수 있을까? 저자는 서연고가 지금대로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제도 개혁보다 집단인식의 변화부터...



학력 중심 사회의 중심은 ‘대학’이며, 또 그 중심은 ‘대학입시’다. 그간 교육정책 당국자들뿐 아니라 교육관계자들을 가장 고심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대학입시를 둘러싼 문제였다. 현재 진행 중인 입시 관련 정책 제안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문제해결을 낙관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 입시제도의 변천사에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대안도 또 다른 문제를 불거지게 할 뿐이었다. 결국, 사회 집단의 인식을 그대로 둔 채, 그 어떤 제도상의 개혁도 교육문제, 이로 인한 학력사회의 폐단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저자는 학력에 대한 개인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의 모태는 사회의 문제점을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바라보고,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자존감을 정립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반면교사들이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부끄러운 괴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출신대학 앞에서 작아지지 않을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 한 가지가 해결되는 단초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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