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역 생활 정보지에서 남자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본다. 방배동의 한 가정집, 흑갈색 나무의 단면으로 가득 찬 어두컴컴한 집안에서 주인 남자가 화장실에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름이 ‘여름’이라는 남자는 함께 있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족이자 친구’가 필요하다는 남자는 ‘밥해 주고 빨래 널어주고 가끔 걸레질이나 좀 해주고 시간 나면 텔레비전 같이 보며 연예인 욕도 나누는’ 존재를 원한다. 여름은 인공 수정을 통해 태반을 복부에 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