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

정세현 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

  • 자 :정세현, 황재옥, 정청래
  • 출판사 :푸른숲
  • 출판년 :2019-01-0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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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떻게 돈이 되고 삶이 되고 비전이 될 수 있을까?



여행자를 위한 재미와 사업가를 위한 정보와

평화시대의 비전을 담은 첫 번째 종합안내서





“북쪽 바다에서도 꽃게 마음껏 잡는 거죠.”

“서로 확성기 끄니까 참 좋아.”

“당연히 취업 기회도 더 많아지겠죠?”

“기차타고 유럽까지 쭉 갑니다.”

-통일부 제작 동영상, 〈당신에게 평화는 무엇입니까?〉중에서



평창올림픽 공동입장, 두 번의 평양 공연,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합의, 텔레비전에 비친 활기찬 평양의 모습 등을 뉴스로 접하면서 공허한 외침이었던 ‘평화’가 우리의 일상으로 한 발짝 다가온 듯하다. 2018년 〈CBS 노컷뉴스〉는 광화문에서 시민들에게 ‘평화로운 한반도, 남북정상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는데, 평양 관광하고 싶다, 옥류관 냉면 먹고 싶다, 북한에 미용실 열고 싶다 등 소박하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평화란 이토록 소박하고, 삶과 직결된 것이다.

하지만 평화가 일상이 된다는 말은 여전히 생소하다. 뉴스는 많지만 정보가 적은 탓이다. ‘평양은 가볼만 할까? 북한과 제도가 다른데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북한 사람을 만나면 어색하지 않을까? 북한을 믿을 수 있을까? 미국이 반대하면 결국 통일 못 하는 것 아닐까?’ 등 궁금한 점을 속 시원하게 답해줄 안내서가 필요하다.

《정세현·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는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신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와 평화시대의 비전을 담은 첫 번째 종합안내서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외교안보전문가 황재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정책위원장, 남북통일의 꿈을 안고 정치를 시작한 정청래 전 국회의원이 함께 썼다.

한반도 문제를 40년 넘게 연구하며, 남과 북이 만나는 치열한 현장에서 정책을 만들고 갈등을 조정해온 정세현 전 장관은 이 책에서 한반도 안팎으로 흔들리는 정세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내 나라의 이익’과 ‘남의 나라 이익’을 구분하는 균형 잡힌 시각, ‘평화를 원하는 세력’과 ‘평화를 원하지 않는 세력’을 알아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황재옥 민화협 정책위원장은 북한 사회와 남북관계를 연구해온 학자로, 다수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북관계를 쉽게 해설하는 외교안보전문가다. 그는 이 책에서 통일이 주는 이익과 경제협력이 주는 이익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평화로 이어지는지 전망했다.

남북한 통일로 전쟁 공포, 이념 논쟁 없이 함께 잘 사는 나라, 통일 대한민국을 꿈꿔온 정청래 전 의원은 독자에게 평화가 돈이 되고 삶이 되고 비전이 되는 길을 안내한다. 이 책은 최근에 나온 북한 관련 책 중에서 가장 현장감이 돋보이는 책이다. 정 전 의원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여행 가고 싶은 사람, 사업하고 싶은 사람, 교류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최신 정보를 담기 위해 정청래 전 의원은 최근 탈북한 새터민, 평양에 치맥 붐을 일으킨 락원식당을 운영한 최원호 대표, 남북경제협력협회 정숙경 운영지원실장, 평양에서 워킹맘으로 살던 김련희 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김창수 사무처장등을 인터뷰해 현장의 경험과 전문가적 통찰을 생생하게 전한다.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와 통일 문제를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통일이 되면 나에게 어떤 이익이 올지, 평화의 한반도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실용적인 정보와 전문가의 지식을 총망라한 책은 없었다. 이 책의 특장점은 다음 세 가지다.



? 북한에 가보고 싶거나 북한과 일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

? 통일이 되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나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전망을 담은 책

? 평화시대를 위해 헤쳐 나가야 할 장애를 진단하고 전문가의 비전을 담은 책





여행자를 위한 정보부터 사업, 교류를 위한 길잡이까지

북한에 가보고 싶거나 북한과 일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충실한 가이드



‘평양 1박 2일’은 최근 탈북한 새터민 K 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그는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카퍼레이드를 하다가 잠시 내려 손을 흔든 곳인 3대혁명전시관에서 시작해 평양의 역사를 느끼면서도 즐겁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국빈 코스’로 안내해주었다. 평양의 정치 중심지 종로, 고구려의 역사를 품은 대성구역, 평양의 번화가 북새거리, 개선문, 천리마동상 등 랜드마크, 맛집이 즐비한 창광음식점 거리와 능라도 유원지 등 그의 안내에 따라 설레는 ‘첫 평양’ 여행을 떠나보자.



평양 야경을 볼 계획이라면 고려호텔 45층 회전전망대 식당을 추천한다. 맥주 가격이 다른 식당의 두 배에 이르지만 360도 돌아가는 식탁에 앉아 편안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다. (38쪽)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유럽가기’는 정청래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기다. 그는 2018년 9월 ‘정청래와 함께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단’을 꾸려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한번쯤 타보겠다는 꿈을 미리 실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모스크바에서 베를린까지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었다. 기차로 꼬박 100시간, 1만 1천71킬로미터를 달린 것이다. 기차의 4인실 침대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자작나무 숲과 바이칼 호수, 여행단 일행과 기차에서 끼니를 모두 해결한 경험 등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통일독일의 상징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그는 다짐한다. ‘다음에는 평양역을 거쳐서 다시 오리라.’



비행기로 출발했다면 11시간이면 왔을 거리지만 평화통일의 염원을 품은 우리는 굳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손기정 코스로 산 넘고 물을 건너가며 열흘 만에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77쪽)



‘평양에 치맥 붐을 일으킨 평양 락원식당’에서는 평양에서 가장 번화한 북새거리에 120평 규모의 락원닭고기전문식당(이하 락원식당)을 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최원호 대표를 인터뷰해 아이템 선정, 시장조사, 메뉴 선정, 인테리어, 운영 방식, 가게 홍보 등 평양에서 식당을 열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들어보았다. 수저부터 냉장고까지 매장에 들어가는 물품과 식자재를 모두 서울에서 보냈고, 외래어를 쓰지 않는 북한 방식에 따라 치킨은 ‘닭’, 프라이드는 ‘튀기’, 원적외선 구이는 ‘먼적외선 구이’로 바꾸는 등 가게 문을 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는 한국식 인테리어, 메뉴, 운영 방식이 북한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평양에 닭집을 내려면 일단 점포부터 잡아야 하는데 가보지 않았으니 어디에 사람이 모이는지, 어디가 역세권인지 알 수 없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북한 쪽 파트너다. 북한에서 사업을 하려면 가장 먼저 합자할 회사, 즉 사업파트너를 골라야 한다. (92쪽)



‘남북 경제협력을 이끈 1천 개의 기업’에서는 남북경제협력협회 정숙경 운영지원실장이 남북경제협력의 역사와 성공사례를 통해 남북경협의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북한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1천 개가 넘는다. 2010년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남북 경제협력이 끊기기 전까지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예닮한복의 평양 위탁가공, 북한 국보 강서약수를 한국에 유통·판매한 대동무역, 금강산 최초의 푸드트럭 황금마차 사례는 ‘북한이 블루오션이며 남북경제협력이 한국 경제의 돌파구’임을 보여준다.



평양 공장에서는 꼼꼼하게 기술을 분석했고 모든 작업을 철두철미하게 한다는 글을 또박또박 명조체로 쓴 손 편지를 동봉했다. 그들은 한복 제작의 특성상 까다로운 작업 공정에도 불평하지 않았고 불량률도 거의 없었다. (…) 아동한복 브랜드 예닮이 탄생해 국내 한복 시장을 석권하기까지 북한의 위탁가공은 그 비중이 무척 컸다. 4천 벌로 시작한 주문은 한 시즌에만 30만 벌까지 늘어났다. (114쪽)



‘평양 사람들이 사는 법’은 김책공업종합대학교 양복사로 일한 김련희 씨에게 장보기부터 육아, 진학, 취업, 주거문화, 음식문화, 직장생활까지 들어보았다. 앞으로 정부 간 교류뿐 아니라 사업 교류, 문화체육 교류 등 민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북한 사람을 만나거나, 평양에 갈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70년을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체제와 제도의 차이뿐 아니라 언어, 생활습관, 문화, 사상이 달라졌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평양 시민의 삶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을 해보자.



남쪽에서는 자신이 몇 평짜리 집에 산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반면 북쪽 사람에게 몇 평짜리 집에 사는지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한다. 남쪽에서 평수를 논하는 이유는 아파트 평수별로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데 북쪽에서 집은 돈을 주고 사고파는 개념이 아니다. 상대에게 자신의 집을 표현할 때 “우리는 방이 두 칸이야” 혹은 “우리는 방 세 칸짜리 집에서 살아” 하고 말한다. (129쪽)



‘만나면 길이 보인다’에서는 남북관계사상 최초로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김창수 사무처장을 인터뷰해 약 20년간 북한을 오가며 겪은 일과 북한 실무자와 접촉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북한과 남한이 제도가 달라서 생긴 오해, 당을 중시하는 북한과 여론을 중시하는 남한, 남북 간 회담에서 합의문 작성할 때 맴도는 팽팽한 긴장감 등 외줄타기와도 같은, 남북관계에서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소개한다. 또한 평창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북한 예술단의 남한 방문 등을 통해 북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경직되지 않았고, 최근 북한이 많이 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북한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 어떤 대화를 해야 할지 궁금할 때 길잡이로 삼길 바란다.



북한 김령성 내각참사가 북미 공동 코뮤니케 전문을 읽고 있는데, 한 남한 참가자가 손을 들더니 “배고픈데 밥 먹고 합시다”라고 했다. (…) 그날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북한 사람들이 내게 섭섭함을 내비췄다. 자기들 명절에 남한에서 귀한 손님이 와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최대한 잘 대접하려 하는데, 어찌 그 중요한 순간에 밥 먹자는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거였다. (…) 남북이 교류할 때는 서로 기본적인 예의를 잘 갖춰야 한다. (167~168쪽)





인구 7천500만 명의 힘,

한반도 문제 최고 전문가 정세현과 외교안보전문가 황재옥이 말하는

평화시대의 비전



통일하면 북한 사람들 먹여 살리느라 돈이 더 들지 않을까? 굳이 통일까지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정세현 전 장관은 책에서 ‘인구수가 곧 경제력’이라고 일축한다. 현재 남한 인구는 5천만 명, 북한 인구가 2천500만 명으로, 남북 인구를 합하면 7천500만 명이다. 인구 7천만 명은 대단히 중요한 지표인데, 인구 7천만 명은 되어야 비로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투자 대비 높은 이익을 거둔다는 이론이 그 근거다. 실제로 2010년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30년쯤 후 G7, G6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인구가 최소 7천만 명은 되어야 비로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투자 대비 높은 이익을 거둔다는 이론이 있다. 이는 인구 7천만 명 이상의 국내시장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R&D 투자 없이도 해외 경쟁력이 있는 1등 상품을 여러 개 만들 수 있고 이로써 국내총생산을 키워갈 선순환 구조를 갖춘다는 이론이다. (186쪽)



인구는 소비주체이자 생산주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경쟁력이다. 쉽게 말해 대가족의 경우 쓰는 사람도 많지만 벌어들이는 사람도 많다. 눈사람을 만들 때 시작점에서 야구공만 한 것을 굴리는 것보다 축구공만 한 것을 굴리는 것은 커지는 속도가 다르다. (187쪽)



이 책에서는 통일비용과 분단비용, 그리고 통일이 주는 이익을 꼼꼼히 분석했다. 우리보다 통일비용을 먼저 계산한 나라는 다름 아닌 ‘일본’이다. 일본이 계산한 결과 남북한이 통일하면 10년 동안 매년 한국 GDP퍼센트를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학자들이 통일비용을 계산해 발표했는데 많은 학자들이 통일되면 쓰지 않아도 되는 ‘분단비용’을 계산에 넣지 않은 오류를 범했다고 한다.



남북 통일비용을 가장 먼저 계산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일본이다. 일본장기신용은행은 1991년 남북한 통일비용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가 의뢰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일본이 내놓은 통일비용은 엄청나게 큰 액수였다. 이는 독일 통일 이후 서독이 동독에 투자한 모델을 남북에 기계적으로 적용해 계산한 탓이다.(195쪽)



1997년 통일연구원 워크숍에서 통일비용과 분단비용 개념을 도입해 계산한 결과, 통일비용에 GDP의 6~6.9퍼센트가 들어가고, 여기에서 분단비용인 4~4.3퍼센트를 빼면 순 통일비용은 GDP의 2~2.6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책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목적으로 통일을 거부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이 통일비용 공포를 조장하는 목소리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단비용은 통일하면 쓰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이 책에서는 통일되면 쓰지 않아도 되는 비용 중 하나로 국방비 예산을 꼽았다. 독일이 통일 후 국방비가 22.5퍼센트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를 남북한 국방비에 대입해 계산하면, 2017년 기준 남한의 국방비 40조 원, 북한의 국방비를 10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통일한국의 국방비는 11조 원이다. 39조 원이 절약된다. 이를 교육비와 보육비로 쓴다고 했을 때,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고교무상교육 예산, 대학원을 포함한 대학교 반값 등록금 소요 예산 등 약 10조 원의 정부 복지예산에 쓰고도 남는 셈이다.



국방비는 어느 항목에서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국방비 항목 중 통일하면 당장 줄일 수 있는 항목으로 병력운영비가 있다. 병력운영비에는 군의 급여, 연금기금, 급식과 피복비 등이 있다. (206쪽)



통일하면 쓰지 않아도 되는 국방 분야 분단비용 39조는 복지를 확대하는 데 쓸 수 았다. 복지 분야는 매우 다양하지만 우선 육아와 교육 분야를 살펴보자. (207쪽)



통일을 밀어내는 원심력과 통일을 앞당기는 구심력

독일 통일의 꿈을 이루게 한 힘은 독일 국민에게서 나왔다.



정세현 전 장관은 통일 문제를 논할 때 ‘통일을 멀어지게 만드는 원심력과 통일에 가까워지게 하는 구심력’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주변국가로 부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가운데 실질적으로 남북통일을 가로막는 원심력은 미국과 중국이다. 북한이라는 완충국가가 있어야 미국과 중국이 직접 충돌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범국가 일본은 완전히 망했다가 6.25전쟁으로 기사회생했다. (…) 그처럼 남북분단과 민족상잔의 비극을 기회로 삼아 일본은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니 일본 입장에서는 남북분단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여러 모로 이득일 수밖에 없다.(231쪽)



그는 독일 통일에도 원심력이 있었으며, 처음부터 원심력을 밀어내려 하지 않고 먼저 구심력을 키운 결과, 원심력을 하나씩 밀어낼 수 있었다며 독일 사례를 예로 든다.



무엇보다 가장 강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미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통일 이후에도 주독 미군은 계속 남아 있어 달라. 우리가 통일하면 유럽 질서가 상당히 요동칠 것이다. 그때 질서를 유지하려면 역시 든든한 미군이 여기 있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주독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서독 정부가 한없이 곱게 보였을 터다.(232쪽)



독일은 가장 강한 원심력인 미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뒤, 두 번째 원심력인 소련을 경제 차관을 주어 통일을 지지하도록 설득했다. 당시 독일 총리는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수시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서 세력균형 외교를 벌여온 영국은 소련과 프랑스가 태도를 바꾸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독일이 통일일 이룬 데에는 ‘국민의 힘’이 컸다고 한다. 그것이 구심력으로 작용해 외부의 통일 방해 원심력을 밀어낸 것이다. 1982년 정권을 잡은 보수 성향의 기민당(기독민주당)의 헬무트 콜 총리는 사민당(사회민주당)이 추진해온 대동독 정책인 ‘동방정책’을 이어갔다. ‘동방정책’은 우리의 햇볕정책처럼 서독 정부가 약 13년간 동독을 지원해준 정책이었는데, 기민당이 이 정책을 이어간다고 했을 때, 기민당 내 보수세력, 극보수, 보수 성향의 국민이 이를 극렬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헬무트 콜 총리가 결국 상대 정적의 정책이던 동방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서독 국민 절대다수가 그 정책을 강력히 지지했기 때문이다. 동방정책은 그렇게 20년간 끊이지 않고 유지되었고, 그 덕에 독일은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통일을 이루었다. 전 장관은 또한 ‘교류협력은 이념이 아닌 비전’이며 남북이 통일에 이르기까지 계속 나아가게 해줄 통일의 구심점은 바로 ‘교류협력’에서 생긴다고 강조했다.



진보정권이 동독일 지원할 때 보수야당은 퍼주기니 어쩌니 하며 심하게 반대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남북 교류협력이나 대북지원을 ‘퍼주기’로 보는 인식을 고치지 않는 한 북한 사회 변화는 끌어낼 수 없다. 남북 화해 협력을 심화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이제 퍼주기라는 말은 쓰지 않아야 한다.(294쪽)



금방 통일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 경제공동체부터 만들자

‘통일이 금방 될까요?’라는 질문에 정세현 전 장관은 책에서 이렇게 답한다.

“당장 통일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이다.”

그는 70년간 떨어져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은 경제 격차와 사회문화적 이질성이 너무 커져, 당장 통일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2018년 현재 1인당 GDP가 남한은 3만 달러, 북한은 1천600달러로 남한 GDP가 북한 GDP의 약 20배다. 정 전 장관은 경제 격차를 줄이고 통일을 앞당길 방법으로 ‘경제공동체부터 만들자’고 제안한다. 개성공단 같은 경제협력, 금강산 관광 같은 교류 사업을 통해 북한의 경제 자생력을 키우고, 소통과 교류, 협력, 왕래를 더욱 긴밀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점점 자기 힘으로 격차를 줄이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스스로 경제력이 좋아져 같이 놀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밥을 두 번 사면 저쪽에서 한 번 사거나 우리가 10만 원짜리를 사주면 저쪽에서 5만 원짜리는 살 수 있어야 왕래가 이뤄진다. (319쪽)



교류와 왕래를 꾸준히 하며 통일을 이룬 예로 정 전 장관은 독일 통일 사례를 꼽았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까지 동독은 약 20년간 서독에 1천44억 도이치마르크, 달러로 환산했을 때 580억 달러를 보냈다. 20년으로 나누면 해마다 29억 달러를 보낸 셈이다. 이 과정을 두고 그는 ‘돈이 가면 마음이 움직인다’라고 표현했다. 서독의 도움을 받은 동독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그에 따라 사회 개방과 인권 개선 등 왕래의 폭을 넓히고 심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넘어간 상태에서 ‘몸마저 넘어온’ 것이 바로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였다.



동서독은 한반도와 달리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 서로 가족 방문을 허용했다. 왕래를 하니 서로의 사정이 빤히 드러났고 서독 사람들은 동독에 갈 때마다 돈을 가져가서 썼다. 그러다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싶어 돈을 지원하고 우편 교류도 하고 신문과 방송도 개방했다. (291쪽)



통일 이후 남북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 전 장관은 그 출발점이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을 버리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예멘 난민, 탈북자를 2등 국민 취급하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통일이 된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력이 더 클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평화를 원하는 세력과 원치 않는 세력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단이 더 좋다는 사람들, 즉 분단을 지속해야 기득권이 보장되는 보수 세력, 북한을 핑계로 안보장사를 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은 평화와 통일이 오면 기득권이 사라진다. 통일비용을 부풀리고, 통일이 주는 이익을 최소화하면서 분단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국민이 알아보고, 고쳐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일에서부터 평화는 시작한다.



통일한국, Unified Korea는 30년쯤 후 G7, G6로 올라선다. 국내 인구 규모가 7천만 명은 넘어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이를 실현할 경우 수출경쟁력이 생겨 삶이 풍요로워진다. 그런데 우리가 그 정도 인구 규모를 갖추려면 단일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한 후 남북 갈등이 우리 삶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325쪽)



평화를 원하는 세력과 원치 않는 세력은 남북 모두에 있다. 그러므로 북한을 한 덩어리로 볼 게 아니라 평화를 원하는 세력과 원치 않는 세력으로 나누고,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렇게 갈라서 봐야 한다. (3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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