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라 부르다.
내소리는 기계음이다. 셔터가 열리며 내는 ‘찰칵’ 소리이다. 문을 두드리는 모습으로 피사체를 바라본다. 그는 ‘지니’라 한다. 〈원하는 대로〉 뭐든 해준다는 그 말은 자신감이다. 존재하나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을 찍는 건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현장에서 만났던 그 사람과 그의 말속에서 그를 찾아본다. 달인처럼 뭐든 물으면 답해주는 그는 항상 ‘yes맨’이다. 이론으론 체험의 다양성을 대체할 순 없다. 자신의 체험을 근거로 상대를 대한다.
〈그 사람〉, 여자도 남자도 아닌 〈그 사람〉이란 이름을 붙이고 그라 부른다. 그가 말해주는 세상의 진정성을 ‘찰칵’이란 물음 속에서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프롤로그를 생각하는 시점에 보이지 않던 그 사람을 에필로그에선 찾을 거란 기대를 걸며. 아,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