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서울 숭의 초등학교 6학년 이윤하 어린이가 1학년 때부터 6년 간 쓴 시를 다듬어 엮은 동시집. 이 시집의 69편의 동시 속에는 나름대로의 의미들이 모두 숨겨져 있다. 주변의 것들에 대해 소홀하거나 무심하기 쉬운데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기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 놀랍다.
시의 절반은 자연을 노래하고 있는데 자연 속에서 가졌던 실제 경험에 상상적 체험을 더해 시를 쓰고 있어 재미있게 읽힌다. 비무장지대에서 동물들이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민족의 아픔을 떠올리는 시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다른 존재인가를 떠올릴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찾아낸 동시들을 읽으면 동심이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지 알 수 있다. 이가 빠졌을 때 “요정은 이로/ 성을 쌓을 것 같다.”며 재미있는 상상을 하면서 “정말 내일 아침에/ 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 엉뚱한 생각은 곧 자신의 소망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에 후다닥 밥을 먹고 빠르게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놀고 난 후 5교시를 맞으면 피곤이 몰려온다. 그런데 노는 모습을 “짐승처럼 운동장을 뛰어다닌다.”고 쓰더니, 5교시 수업 졸리는 것도 “졸음 귀신이/ 짐승처럼 몰려온다.”고 표현한다. ‘짐승’은 사람처럼 이성적이지 못하다. 어린이들은 노는 일에 이성적인 시간 계산을 하지 못하고 그저 노는 데 몰입할 뿐이다. 그러기에 자신들이 노는 모습을 ‘짐승’에 비유한 것이 참 재미있다. 또 졸음이 오는 상황을 “졸음 귀신”이 몰려온다고 표현하여 한 편의 동화 속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시집의 69편의 시들 중엔 대충 쓴 시가 한 편도 없다. 주변의 것들에 대해 소홀하거나 무심하기 쉬운데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기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진정한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동심이고 또 시인의 마음이라는 걸 우리는 이 책에 실린 69편의 동시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