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녀와 엄마가 틀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색연필로 동네 그림을 그리던 ‘나’.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옆집 아줌마는 엄마가 계신지 묻습니다. 아줌마는 엄마에게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나’는 듣고 맙니다. 고양이 함푸스가 죽은 것 같다는, 믿기지 않은 말을요. 엄마와 함께 옆집 지하실에 가서 함푸스의 죽음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 축 늘어진 함푸스를 바라보면서 ‘심장이 쾅쾅 뛰고 활활 타올랐’습니다. 그래서, 소식을 듣고 모여든 친구들, 동생과 함께 ‘나’는 자동차로 고양이를 친 범인을 찾아나서기로 합니다. 찰리북에서 펴낸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은 노르웨이의 작가 그뤼 모우르순이 어린 시절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으로, ‘2016년 노르웨이 문화부 최고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조심스럽고 섬세한 글과 1970년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그림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은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지만 죽음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 아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마음을 달래는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고, 겉으로는 아무것도 변한 것 같지 않지만 아이는 슬플 때 슬퍼하고, 화가 날 때 화를 내고, 보고 싶을 때 그리워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