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듣는 사람

  • 자 :박연준
  • 출판사 :난다
  • 출판년 :2024-01-13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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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책 읽는 사람을 본다.

침묵에 둘러싸여 그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박연준 시인이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며 읽자 한 서른아홉 권의 고전!



독서가 타인의 말을 공들여 듣는 행위라 한다면, 언제까지나 공들여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박연준 시인. 『듣는 사람』에서 박연준 시인은 그간 자신이 귀 기울였던 서른아홉 권의 책을 소개한다.

이들은 대개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이다. ‘고전’이라 불린다면 결국 오랫동안 읽히고 읽혀도 여전히 그 매력이 마르지 않은 책이라는 뜻일 터. 과연 이들 책은 어떤 거창한 이념이나 이야기를 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혜롭지 못한 이들의 좌충우돌기’에 가깝다. 다만 서른아홉 개의 서로 다른 삶, 어쩌면 평범할 수도, 어쩌면 어리석을 수도 있으나 바로 그렇기에 무척이나 빛났던 삶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 어떤 삶도 완벽할 순 없으니 그 누구도 온전히 지혜로울 순 없으니, 최선은 피할 수 없는 좌충우돌을 겁내지 않는 것, 그리고 최대한 즐기는 것, 이를 이 서른아홉 권의 책들은 말하고 있다.



잘못된 길을 열심히 걸을 때 우리가 얻는 가치

어떤 책이 고전이 되는 것일까? 물론 사람들이 그것을 ‘고전’이라 부르기로 결정했을 때 그것은 고전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오랜 세월 읽혀야 한다. 다시, 오랜 세월 읽히기 위해선 여러 세대에 걸친 독자들의 감상과 해석에도 변함없는 생명력으로 퍼덕여야 한다. 수많은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그 매력에 질리지도 않고 빠져드는 책, 그런 책이 고전이라면 우리라고 별수 있을까? 도리어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그렇게 계속 빠져들지 않을지, 다른 책에 한눈팔 기회도 주지 않고 우리를 유혹하진 않을지 걱정해야 하진 않을까? 그 매력에 빠진 한 사람으로서 박연준 시인이 자신의 고전 서른아홉 권을 소개한다.

고전 읽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박연준 시인은 머리말에서 자신이 겪은 한 일화를 소개한다. 도로의 출구를 잘못 든 시인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한다. 비상등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음에도 뒤차는 클랙슨을 울리더니 신호 대기 때는 기어이 창문을 내리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봐요! 길을 잘못 들었으면 그냥 잘못 가세요! 위험하니까 계속 잘못 가시라고요!”

화두처럼 다가온 말에 시인은 깨닫는다. 이미 잘못 든 길을 무리해서 빠져나오려고 할 때 사고가 나는 거구나, 어차피 잘못 드는 것이 길이라면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구나. 그러곤 고전 읽기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다 잘못 든 길을 온 마음을 다해 그 끝까지 걸어간 이들이 남긴 기록으로서 고전. 사람들을 매혹하는 고전의 매력이 바로 여기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어떤 삶도 완벽할 순 없으니 그 누구도 온전히 지혜로울 순 없으니, 최선은 피할 수 없는 좌충우돌을 겁내지 않는 것, 그리고 최대한 즐기는 것, 이를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은 말하고 있다.



다만 서른아홉 개의, 무척이나 빛났던 삶

그렇게 박연준 시인을 따라 쭉 읽어보면 역시 이들 책은 어떤 거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프랑수아즈 사강이나 다자이 오사무처럼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 작가들의 글에서 시인은 이들의 아름다운 연약함을 본다. 이들의 글을 읽으며 “우리가 내려가지 못한 영역까지 영혼의 음표들을 내려갔다 돌아오게” 하길 제안한다. 또 스스로 “눈물이 많은 사람의 편”을 자처하는 시인은 안톤 슈낙의 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읽으며 슬픔이 “사람을 단단하고 유연하게” 만듦을, 슬픔이 “영혼의 운동”임을 재확인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란 주제는 어떤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자면 “젊어 겪는 사랑은 열병이고 정신착란”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동일한 젊은이의 사랑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달콤하다 못해 지독한 사랑으로 나타나 두 남녀의 넋을 나가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자는 종종 멀쩡하지 않다.” 그런가 하면 사랑은 뒤라스의 소설『연인』에서 “곤두선 슬픔”과 함께한다. 과연 이 다채롭게도 거친 사랑에 기괴하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기괴하지 않은 사랑도 있던가?”

결국 박연준 시인이 한데 그러모은 서른아홉 권의 고전은 거창한 이념을 담고 있지도, 위대한 인물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다만 서른아홉 개의 서로 다른 삶, 어쩌면 평범할 수도, 어쩌면 어리석을 수도 있으나 바로 그렇기에 무척이나 빛났던 삶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한때 “요절이 근사해 보였던” 시인은 “누구라도 인생을 끝까지 온전히 살아내는 일이 귀하다는 것”을 고전을 읽으며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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