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우리 아이들은 왜 욕하는 걸까?”
학교 현장에서 매일 청소년과 일상을 함께하며 청소년 언어생활을 몸소 접한 15년차 교사의 치열한 고민을 담았다. 아이들은 주로 남들이 쓰니까 욕을 한다. 욕은 또래와 소통하거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며, 너무 당연하게 쓰는 말이라서 욕처럼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이런 청소년 언어생활을 반영이라도 하듯 욕설 마케팅을 일삼는 각종 매체와 방송, 광고가 활개를 치고 있다. 방송인이나 유명인이 서슴없이 욕을 하고, 아이돌 노래 가사에 욕설이 쓰이고, 욕이 섞인 유행어나 줄임말이 유머 코드로 작용하는 사회에서 어찌 보면 청소년이 욕을 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청소년 욕설 생활을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욕설 사용이 낳은 심각한 문제점만 커져가는 불편한 현실이다. 욕은 청소년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지능 발달 및 사회성 형성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오늘날 청소년 문해력, 어휘력이 낮은 이유에 청소년 욕설 생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아이들은 욕하며 멍청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이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보고, ‘욕, 이대로 괜찮은지’ 스스로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말 ‘이 욕이 아무렇지 않은지’ 날 선 화두를 던져, 올바른 방향성을 찾도록 이끈다.
▣ 이 책의 특징
▶ 청소년이 욕하는 이유를 청소년 생활과 연결지어 분석한다
‘욕’은 청소년 대부분의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습관과 문화가 되었다. 청소년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각적 상징 언어인 야민정음과 초성체, 줄임말에 욕을 섞어서 사용하거나 성적인 의미나 패드립, 외모를 비하하는 은어를 흔하게 쓴다. 대화의 맥락을 짐작하기 어려운 신조어와 급식체는 청소년과 기성 세대간의 소통까지 막으며 세대 갈등으로 이어진다. 청소년은 또래와 소통하기 위해 욕하거나 재미있고 실감나게 말하기 위해서 욕한다. 또한 욕하면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며 답답했던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낸다. 혹은 남들에게 센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일부러 욕하는 청소년도 있다. 아니면 그냥 습관이 되어서 마치 감탄사나 부사처럼 욕을 섞어서 말을 하기도 한다. ‘호모욕쿠스’는 욕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는 인간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 책은 오늘날 호모욕쿠스가 된 우리 청소년의 언어생활을 분석했다.
“선생님, 이 새끼가 존나 짜증 나게 달라붙어요!”
“오늘 날씨 존나 덥네. 선생님, 에어컨 좀 틀어 주세요!”
처음 이런 말을 수업 중에 들었을 때는 ‘선생님에 대한 도전인가?’ 싶었다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지. 이게 너희의 또래 문화이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언어라는 사실을.
- 《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본문에서
▶ 욕의 어원과 관용 표현에 가려진 속뜻, 혐오와 비하, 차별의 말을 알려준다
입에 붙어서 습관적으로 쓰는 욕의 정확한 뜻이나 어원을 알고 쓰는 경우는 드물다. 막연하게 나쁜 의미를 지닌 정도로만 짐작할 뿐이다. 대부분의 욕은 성적이거나 상스러운 어원을 가진 저속한 의미로 이루어져 있다. 매우 낯 뜨겁고 노골적인 단어라서 의미를 정확히 안다면 쉽게 뱉을 수 없는 말들이다. 흔하게 쓰는 관용어에도 비속한 의미가 어원인 표현이 많고, 더불어 남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고 차별하는 의미로 내뱉는 표현들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말했던 표현들에 숨겨진 속뜻을 파헤쳐서 정확한 의미를 알려준다. 청소년 스스로 ‘지금 내가 사용하는 이 말이 괜찮은지’ 자신의 언어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두 남학생은 서로 ‘씨발년’이라며 욕하기도 하잖아. 이상하지 않니? 처음에 들었을 때 왜 남학생들끼리 ‘놈’이 아닌 ‘년’ 타령을 할까 굉장히 궁금했거든. 그 이유를 알아보니 여자를 남자보다 열등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래. 여성 취급을 하는 것이 가장 심한 욕이라는 거야. 너무 놀랐어. 그런 생각 자체가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감정이거든.
- 《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본문에서
▶ 욕이 청소년 정서와 뇌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과 언어폭력으로 이어지는 실태를 다룬다
욕은 우리 뇌에서 감정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를 강하게 자극해서 이성 작용을 하는 전두엽의 활동을 막는다. 그래서 욕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계획적이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욕에 노출되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손상되어 어휘력과 사회성에 문제가 생긴다. 욕의 영향을 받은 뇌는 우리의 감정까지도 부정적으로 만든다. 욕을 들으면 부정성 효과로 나쁜 단어들이 머리에 각인되어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뇌는 강한 인상을 남긴 단어를 남기고 나머지 단어는 가지치기를 해버린다. 결국 욕을 많이 할수록 우리가 평소에 써야 할 어휘들은 사라지고, 욕만 머릿속을 차지하게 된다. 요즘 청소년의 어휘력과 문해력 수준이 심각하게 낮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언어 습관은 언어폭력과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 SNS와 단체 대화방에서 무분별하게 언어폭력을 일삼거나 악플을 달면서 욕하는 행동은 개인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는다. 이 책은 친구들과 단순히 수다를 떤 것뿐이라며 언어폭력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청소년에게 경종을 울린다.
화가 나서 억울하고 속상할 때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온 적 있을 거야. 거의 본능적으로 말이야. 그러면 평소에 자주 하는 욕을 한번 떠올려 볼래? 잘 생각해 보면 재밌는 점이 발견돼. 우리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욕들은 굉장히 다양한 순간에 사용된다는 것이지. 기분이 좋을 때에도 ‘씨발’, 나쁠 때도 ‘씨발’을 말하지 않아?
- 《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본문에서
▶ 욕을 멈출 수 있는 대안으로 감정도구어와 대체어 사용, 선플 달기를 제시한다
욕은 충동적이고 무분별하게 나온다. 억울하거나 답답할 때, 불편하거나 불쾌할 때, 논리적인 표현이 어려울 때 등 자신의 감정을 욕으로 대체한다. 그렇다면 욕을 멈출 수는 없을까? 이 책은 욕을 멈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을 제시한다. 그 예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줄 어휘, 즉 ‘감정도구어’를 익히는 방법과 대표적인 감정도구어를 알려준다. 감정도구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우리의 풍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어휘가 많기 때문에 무심결에라도 욕을 내뱉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욕 대신에 쓸 수 있는 말, ‘대체어’를 찾아보는 방법도 제시한다. 욕을 대체어로 바꾼 예시를 보여주며 스스로 대체어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