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동화. 앞을 보지 못하는 지훈이는 밖에 나가기를 싫어합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지훈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또록또록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훈의 눈에도 포리 초등 학교의 교정은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친근함이 있습니다. 맑은 하늘 밑에 점점이 펼쳐진 검은 소급집. 그리고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 언제가지나 머물러 있는 산자락이 비춰지는 고운 저수지의 물결. 이 곳의 가을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더구나 잊어버릴 수 없는 것은 이 곳 학미산 깃까지 날아오르던 몇 마리 갈매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백령도에서 보았던 그 많은 갈매기 떼들과는 달랐지만 말입니다.
지훈이는 집에 혼자 있을 때도 가끔씩 포리 초등 학교의 교정을 떠올리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훈이는 운동장에 앉아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혼자 눈물을 글썽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