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한 동화를 접할 때 늘 느끼는 게 있습니다. 그건 동물이나 식물도 각각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이고 인간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너 먼저 울지 마]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사계절 저학년문고'의 열한 번째 권으로, 안미란 씨의 창작동화입니다.
'짤뚝이'라는 이름을 가진 참새가 주인공이지요.
어느 날엔가 개밥그릇에 담겨 있는 밥알을 먹으려다 왼쪽 다리를 다쳤고, 총총거리며 뛰지 못하고 어깆어깆, 쩔뚝쩔뚝 걷다 보니 붙여진 이름이에요. 참새는 생태상 대부분 봄부터 여름까지만 엄마 아빠 참새랑 살고 이후부터는 각각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짤뚝이도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혼자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런데 추위와 굶주림, 잦은 사고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참새는 드문 편입니다. 짤뚝이는 날 때부터 몸집도 작고 약하고 겁이 많은 참새입니다. 다른 참새와 마찬가지로 짤뚝이에게도 여러 가지로 어렵고 위험한 상황이 닥치지요. 이 책에는 약하고 불구인 잘뚝이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과장되지 않고 잔잔하게 담겨 있습니다. 특히 세심하면서도 따뜻한 동화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삽화가 곁들여져 생동감과 따뜻한 감동을 더해 줍니다. 불구인 짤뚝이가 어른 참새로 성장해 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따뜻한 심성을 갖게 하고 우리 주변의 풀 한 포기, 참새 한 마리도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 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