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여그 앉어서 들어보자니 그만하면 좋긴 좋은디, 하찮은 코타령이지만 삼켰다가 내쏟는 가락이 숨차선 안돼야, 섣부른 박자 넣을 요량부터 하면 근력만 부치고 되는 게 없지라. 긍께로 소리는 들숨 날숨에 맞춰 호흡으로 부르는 게지, 발걸음도 못 뗀 주제에 박자부터 맞출라고 해뿔지는 말아야제. 가차분 소리로 가야지 먼 노래로 가면 숨만 차서 소리는 간데없고 핏대만 곤두서서 발악만 남제이. 그래선 안되지라. 처음에는 고약하고 버겁드라도 들숨 날숨을 천연덕스럽게 따라가야 가사가 알타리무처럼 태글태글 살아남제이. 옛날야그지만, 쩌그 뭣이냐......
순천 가서 인물자랑 말고, 여수 가서 돈자랑 말고, 벌교 가서 주먹자랑 말고, 진도 가서 글씨자랑 말고, 강진 가서 양반자랑 말고, 고흥 가서 노래자랑 말라는 야그 못 들었는가 보네이? 나가 바로 노래자랑하지 말라는 고흥 토산이랑게. 말하자면 나가 한씨보단 고순디, 그런 나가 여러 번 말했으면 기분은 쪼까 껄쩍지근하더라도 귀담아들어야제. 쩌그 뭣이냐, 가사내용도 그래서 쓰겄는가? 코타령이라지만 근본은 장타령이 분명한디, '만년둘째 허무코 알쏭달쏭 내각제 선문답에 분주코' 같은 씨알 없는 소리는 뭣땜시 집어넣었는지 모르겄네. 안 그라도 속 터질 판국일 텐디 당사자들이 들으면 성질나 죽겠다는 소리 안 나올랑가 모르겄네. 들어서 신명나라고 부르는 타령인디, 신명은 고사하고 껄쩍지근하게 들리면, 자는 범 코 찌른다고 그게 성질만 건드리는 꼴이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