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정원

여름정원

  • 자 :함정임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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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두워지기 전에 문단속을 하리라 생각했다. 나는 어둠이 싫었다. 아니 어둠의 표정이 무서웠다. 무서움 뒤에는 두려움이, 두려움 뒤에는 아픔이 도사리고 있었다. 덧나기 쉬운 아픔을 되새기는 일은 불행이었다. 내가 앉은 뒤쪽 천장 아래 창문 옆에는 늘 주먹만한 크기의 보안장치가 끔벅이고 있었다.







매번 자동차가 있는 마당가에 이를 때까지 섬뜩함을 참아야 했는데 한번은 자동차 문을 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열쇠를 차문에 꽂는 순간 자동차 밑에서 불이 번쩍하면서 검은 물체가 휙 빠져 달아나는 것이었다. 새끼고양이였다. 그후로 나는 자동차 바퀴가 늘 신경 쓰였다. 어느 순간 자동차 바퀴가 고양이 등을 밟아버릴 것 같았다. 고양이가 그렇게 둔한 동물은 아닐 테지만, 그렇지만 모를 일이었다. 일산으로 집을 옮긴 후 나는 자유로를 오가며 한 달에 한 번 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짓이겨진 들짐승들의 시체를 피해가야 했다.







여자 나이 서른이란 무엇인가. 일년 전 어느 여성지에서 삼십세 특집을 한다며 청탁이 왔을 때 나는 선뜻 수락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대학시절에 이미 바하만의 『삼십세』를 읽은 적이 있지만 여성지에서 기획한 테마 에세이에 휩쓸려나가는 것이 왠지 내키지가 않았다. 본심을 얘기해도 왠지 낯간지럽게 포장되는 자리가 여성지 코너였다. 여기자의 수더분하면서도 끈질긴 요구에 결국 전혜린스럽고 최승자적인 제목으로 두루뭉실하게 써내긴 했지만 정작 미용실에서 들춰보았는지 동창생들이 여성지에 나온 사진을 알아보고 전화를 걸어올 때는 솔직히 유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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