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 짧은소설 - 바람부는 쪽으로 가라

김소진 짧은소설 - 바람부는 쪽으로 가라

  • 자 :김소진
  • 출판사 :문학동네
  • 출판년 :2002-07-23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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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저 앞에다 불법 쓰레기 봉투를 버리고 갔어요!'



'예, 그럴 리가요? 새벽 순찰을 돌 때까지만 해도 그런 걸 보지 못했는데……'



경비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사건은 이래서 시작이 됐답니다. 그날 저녁 당장 임시 반상회가 소집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지요. 사건이 사건인 만큼 단 한 가구를 뺀 모든 세대가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에 빠진 701호는 차가 밀린다며 새벽에 경비아저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닷새 동안의 뒤늦은 여름 휴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되어 용의 선상에서 빠졌습니다. 회의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만 하루가 지나도 엘리베이터 옆의 알림판 밑에 들여놓은 그 봉지를 내가 버렸노라 하고 나타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둘쨋날부터 부녀회에서 쓰레기 봉투 위에 성토문을 갖다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신성한 공동 생활을 어지럽힌 이는 각성하라!



그런데 그날 퇴근길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801호와 901호 남자가 농담 삼아 주고받은 말이 어찌 된 일인지 아파트 전체에 소문이 되어 돌아다녔답니다.



―그 봉투 안에 입다 버린 야한 여자 속옷이라도 잔뜩 들어 있는 게 아냐? 그러니깐 더욱 남세스러워서 도로 가져가지 못하는 게지 아마, 킥킥!

- 본문 '소문의 꼬리' 중에서







불현듯 안전띠가 가로지르고 간 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 아니던가. 나는 까마득한 발 밑을 내려다보며 어디 한번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 본문 '다시 쓰는 날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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