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옛날, 신령님이 금강산에 내려와 한 바퀴 둘러보니 봉우리 몇 개만 비쭉 솟은 것이 영 볼품이 없었다. 고민하던 신령님은 아름다운 일만이천봉을 만들기로 하고 세상의 모든 봉우리들에게 금강산으로 모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저 남쪽 울산 땅, 크고 멋진 봉우리를 자랑하던 울산바위도 금강산을 향해 북쪽으로 북쪽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비지땀을 흘리며, 고개를 넘고 들을 지나 설악산에 다다랐을 즈음, 산신령의 심부름꾼이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하는 말, '여보게, 자네는 이제 금강산에 갈 필요 없다네. 벌써 어젯밤에 일만 이천 봉우리가 다 모였다네.' 울산바위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그 큰 덩치를 끌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결국 울산바위는 오도가도 못하고 설악산에 눌러앉게 되었고, 울산바위가 억울해서 흘린 눈물이 커다란 계곡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울산바위는 아무 탈 없이 설악산에 정착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 얽힌 이야기 한 편이 이어진다. 해마다 울산 고을 원님이 설악산이 있는 양양 고을에 와서 바윗세를 받아 갔다. 원래 울산에 있던 바위라는 이유만으로……. 양양 고을에 새로 온 원님이 이를 걱정하자 원님의 아들이 꾀를 내어 더 이상 바윗세를 받아가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아들은 어떤 꾀로 울산 고을 원님을 꼼짝못하게 했을까? 그 답은 이 책 '울산바위를 묶어라'를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울지 마…>는 이처럼 바위, 연못 등 우리 산천에 얽힌 전설 다섯 편을 담아 아이들로 하여금 우리 산천에 대한 사랑을 느끼도록 기획됐다. 작가 조호상 씨의 시를 읽는 듯한 글이 읽는 맛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