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시리즈를 통해 한국의 지식사회와 언론을 꾸준히 강도높게 비판해 온 강준만 교수가 이번에는 '미디어를 이용하는 지식인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야 자연스럽다할 수 있지만, 문제는 미디어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가 되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구조상 명백히 '비주류적' 이념과 사상을 가진 좌파, 진보적 지식인들이 미디어 시장에서 '주류'의 지위를 누리는 이른바 '주류로서의 좌파'라는 모순을 들고 있다. 노장사상의 대중화를 선도한 철학자이며 엔터테이너 김용옥, 소설가 이문열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에 대해, 박노해, 상복, 임지현 등의 지식인을 분석하고 있다.
사회참여 욕구가 강한 지식인일수록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망'이 강하다. 이 사회에서 소수파일 수밖에 없는 소위 좌파, 진보적 지식인들조차 '주류(主流)중의 주류'라 할 미디어에 기고하고 인터뷰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주류에 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미디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상실한 우리 시대 지식인의 자화상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