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나날

고요한 나날

  • 자 :권지예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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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나날>에서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은 불륜의 절절하고 위태로운 감정이 아니라, 사랑이 가고 혼자 남겨진 그 기억 속의 하루하루다. 핸드폰 음성에서 죽은 애인의 목소리를 듣는 여자와 뇌수술 이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꿈 속에 침잠해 있는 병실 사람들.



'기억이 뭔 대수겠어요'



주인공의 마지막 독백은 그러나 봄꽃이 지고 잎이 돋는 것처럼, 손에서 빠져나간 기억과 그 이후의 삶이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응급센터의 현관까지 내려갔어요. 마침 앰뷸런스가 들어왔어요. 차에서 내린 중년여인의 울음소리가 낭자했어요. 성질 급한 옥선 씨가 휠체어를 놔둔 채로 쪼르르 달려갔다 옵니다.

'으미 시상에! 남자 땜이 빙초산을 처먹었나 벼. 머리가 긴 처년디, 즈 엄마가 울고불고 난리여. 하이고 이 초 냄새. 여기꺼지 진동 허네.'

바람결에 시큼한 냄새가 실려오는 것도 같았어요.

'그 놈의 사랑이 뭐길래 생목숨을 끊어...... 글안혀?'

나는 속으로만 조용히 대답합니다. 끊을 수 있지요.



어쩌면 이런 광경들, 도대체 젊고 예쁜 다리도 아닌 뭉툭하게 잘려진 다리에 대한 할머니의 집착이나 그 남자의 이런 모습이 어이없고 우스꽝스럽기도 했겠지요. 하지만 그 순간 저는 '각선미' 할머니나 그 남자...... 갑작스런 재앙으로 닥친 고통에 힘겨운 사람들을 이 해할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집착이라기보다는, 고통을 견디는 자들의 또 다른 삶의 확인이라고 말이지요. 그들의 표정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보다 더 어린애 같고 무구한 것에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말입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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