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열대야

  • 자 :박상우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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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바닥에서 장사를 하니까 별 시러베아들 같은 놈들이 다 집적거리려 들어. 내 아무리 과부로 밥장사술장사를 하지만, 아무렴 제깟 놈들한테 마음을 줄까……



발광하지 않는 태양이 허공에 매달리기 전, 빨랫방망이를 마구 휘둘러대며 마치 누구 들으라는 듯이 늘어놓는 푸념을 들은 적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발광하지 않는 태양이 허공에 매달린 뒤부터는 무언의 시위를 위한 도구로 빨랫방망이가 사용되고, 그녀의 거친 손끝에서 걸레건 빨래건 손에 잡히는 대로, 그리고 닥치는 대로 때마다 짓이겨지곤 했다. 거칠고 마디가 굵은 손, 탐욕의 흡반, 색정의 갈퀴에 포박당해 있던 서른셋 된 사내의 몸뚱어리가 아니라, 빨래와 걸레가 사정없이 짓이겨지곤 했던 것이다.



나를 꼭 이렇게…… 이렇게 구차스럽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해? 사람이 어째 그 모양이야? 사내면 사내답게 여자를 다룰 줄 알아야지, 맨날 이렇게, 구걸하듯이 내가 내 방으로 불러들여야 해? 사흘에 피죽도 한 그릇 못 먹은 사람처럼,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정 그러면 나도 생각이 있어. 다신 구차스런 짓 하지 않을테니까 싫음 관둬. 나도 애달 거 없어, 애달 거 하나도 없다고……



벌거벗은 몸으로 악다구니를 써대던 그날 밤, 그리고 여러 개의 발광하지 않는 태양이 문간방의 허공에 매달려 있게 된 그날 밤 이후, 매일 밤 그녀는 거의 발악적으로 빨래와 걸레를 두들기고 뒤집고, 다시 두들기고 또 뒤집으며 불만의 자정을 맞이하곤 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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