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오용 실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책의 대부분은, 오로지 규범의 적용만을 강조할 뿐 그 규범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규범과 편리성이 공존해야만 우리말이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조성을 발현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렇게 써야 한다'는 권고와 함께 '왜 그렇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해 최대한 성실히 답변함으로써, 좀더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특히, 집필 과정에서 우리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대부분이 우리말을 사랑해야 한다는, 그리고 바로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비롯되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한 저자들은, 순수한 우리말 표현을 강조하면서 일부 표현을 외래적 표현으로 몰아간 오류, 문체 효과를 위한 표현까지 철저히 불인하는 완고함,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필요 이상의 찬사 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주어진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언어생활의 주체적 참여자가 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