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낯설고 신선한 세상을 만날때 우리는 전율한다.
그 시를 쓴 시인의 정신이 그대로 바늘이 되어 우리의 살 속에 파고 들어와 박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 몸을 절규하며 신음하며 피를 흘린다 그리고 그와 화합한다
시는 시인의 불꽃이다
언제쯤 나의 시도 그 누구에게 신선한 예감의 불꽃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우선은 매순간 자신에게 무섭도록
치열해지는 것이 순서이리라
피아노를 치는 스무살 조카 원호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피아노에게 바친다
그 동안 이 싸움에 나는 게을렀다
첫 시집 이후 약탕기 속에 달디단 언어들을 쓰디쓴
잔영들을 모아 이제사 그릇 속에 담아본다.
-송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