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셰익스피어 나쓰메 소세키 문학의 백미. 존재의 불안, 구원의 주재라는 내밀한 문제를 긴밀한 구성 안에 녹여낸 이 작품은 도무지 남과 어울리려 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선생님'에게만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나'와 자신을 믿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선생님'의 관계를 통해 존재에 대한 죄의식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행인'에 이은 장편소설로 1914년 4월부터 8월까지 동경과 오사카의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는데, 당시 에고이즘에 대한 추구와 비판이 매우 철저하게 묘사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작품과는 달리 이 책에는 주인공인 '나'가 두 명 등장한다.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전개되는 심리묘사가 극히 세밀하고 솔직하다는 의미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는 순수하면서도 털털한 대학생이다. 반면 '선생님과 유서'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는 너무나 순수해서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었던 메이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젊은 날 자신으로 말미암아 자살한 친구 때문에 후회와 번민을 반복한다. 따라서 주인공이 죽기 직전에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털어놓는 부분은 상당히 무겁고 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