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죽을 때까지, 그놈의 저급한 잡지사에서 벗어나지 못할 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이 편집장이란 작자는 속물 중의 속물이다. 번들거리는 낯짝을 찰싹 소리가 나도록 후려갈기고 싶었지만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나 역시 속물 조무래기임엔 틀림없겠지만, 그나마 도덕적인 면에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을 하고 있는 나는 번들거리는 그 낯짝보다는 한층 낫다고 자부한다. 암, 그렇고 말고.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는 말! 이토록 불안정하고 불확실성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얼마나 알량하고 포근한 한 조각의 도피처란 말인가.. 여태껏 구역질나는 직장생활에서 그나마 나를 도덕적 인간이라는 합리화의 한 귀퉁이를 내주게 하는 교묘한 자위 도구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