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에 들어와 전왕조의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게 된 『고려사(高麗史)』는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신돈(辛旽)에 대한 전설적인 출세내력을 밝히고 있다.
세신(世臣)과 대족(大族)은 당파에 뿌리 박고 서로 싸우며 초야의 신진세력들도 처음엔 정의를 따르나 이름을 얻어 귀하게 되면 문벌이 변변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여 대족과 어울려 그 처음 뜻을 모두 버리고 유생들은 유순하고 겁이 많아 강기가 적고 또 문생(門生;시관에 대한 급제자의 호칭)이니 좌주(座主;시관)니 동년(同年;동방)이니 하여 서로 당이 되어 끌리니 이 삼자(三者)는 쓸 것이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