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출간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선보인 작가 김형경의 장편소설이다. 작가 스스로 '자전적'이라 이름붙인 이 소설에는 12살의 여자아이가 여학생을 지나 한 여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한 여자의 삶을 넘어 마침내 문학이라는 바다에 발을 담그는 한 여성예술인의 생에 도달하기까지 넘어와야 했던, 깊고도 가팔랐던 시간과,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촘촘하게 수놓아져 있다.
소설에서 '그 여자'는 몇 번이나 실패 끝에 힘들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힘들지만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 궁극엔 나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 그렇게 여자는 그 스스로를 하나의 물방울에 빗대어,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