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

  • 자 :권혁범
  • 출판사 :또하나의문화
  • 출판년 :2006-01-24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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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중에서>



일전에 만난 페미니스트 제자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내가 '페미니스트적'일 뿐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얘기였다. 짐짓 놀라지 않은 척(속으로는 식은땀을 흘리며) 이유를 되물었더니 '페미니스트라면 젠더 문제, 즉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자신의 정치적 의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절박하게 생각해야 하죠. 그런데 선생님은 과연 그래요?'



처음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반격에 나섰다. 내가 여성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 수많은 글과 행동을 보지 않았나? 내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면 누가? 그런 비판이야말로 남성 페미니스트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마초들이 흔히 하는 얘기 아닌가? 생물학적인 남성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냐고 말이야. 그런 질문이야말로 여성주의에 대한 남성의 연대를 방해하려는 의식적 무의식적 태클에 불과하지.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고 집에 오다가 갑자기 '혼란' 상태에 빠졌다. 내가 과연 여성 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내가 만약 여자라면?



길거리에서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정말 당혹스러울 것 같아. 위협적으로 덤비는 상대방 남자에 대항해서 내 정당성을 맘껏 주장하지 못할 게다. 그는 날 때릴 수도 아니 최소한 밀칠 수도 있으니까. 옆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나 없나부터 보겠지. '씨X년' 같은 욕설을 들을까 봐 두려워하겠지. 강단에서 교수님이면 뭐해, 그저 길거리에서는 남자들의 거친 일상적 폭력에 똑같이 노출되어 있는 똑같은 '여자'인데. 만약 그런 욕설을 듣게 되면 일단 입이 턱 막혀 숨도 못 쉬다가 집에 돌아오면서 너무도 분해서 운전대를 잡고 괴성을 지를지도 몰라. 그 억울함을 어디에 하소연하지? 경찰서에 신고하면 웃음거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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