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자 귀금이가 장덕에게 물었다.
'임금님께서 죄 없는 계집종을 죽였나요?'
'아니다. 계집종이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으니 죽이신 게지.'
'아까 그 아주멍들은 임금님께서 죄 없는 계집종을 죽였다고 말했잖아요.'
'......'
장덕은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귀금이를 자리에 앉게 한 후 타이르듯이 말했다.
'귀금아, 이 세상에는 쉽게 말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단다. 더욱이 너는 아직 어려 자세히 말해 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구나.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내가 지금 하는 말뜻을 알게 될 터이니 그 일은 그만 생각하거라.'
'......'
귀금이가 장덕의 말을 듣고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자, 장덕은 귀금이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왜 대답이 없느냐?'
'네, 알았어요.'
그제서야 귀금이가 마지못해 볼멘소리로 대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