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픈 날, 아빠는 집안일을 하느라 송이와 놀아 줄 시간이 없습니다. 혼자 심심해하던 송이의 눈앞에서 갑자기 방안에 있던 장난감들이 실제로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일상 속에서 만나는 판타지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장난감 강아지는 진짜 멍멍 짖고, 책 속 오리도 꽥꽥, 푹신한 쿠션 같은 염소도 매매 같이 놀자고 합니다. 아이는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쉿쉿'하는 아빠 때문에 친구들에게 '지금은 안 돼!' 라고 하지요. 하지만 송이는 결국 재미난 놀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화가 난 아빠는 '조용히 하랬잖아!'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아요.
팽팽하게 맞선 아빠와 딸의 신경전은 결국, 아이의 울음으로 탁 하고 터집니다. 아이를 달래려하다 아빠까지 울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도 모두모두 함께 울어 버리지요. 실컷 울게 된 아빠와 아이, 어느새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킥킥킥 웃으며 금세 화해합니다.
한쪽에는 바쁘게 일하는 아빠의 모습이 다른쪽에는 송이의 상상세계가 그려져 있어 잘 대비를 이룹니다. 차례대로 등장하는 동물들의 흔적을 앞장에서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해요. 서랍장 위의 강아지 인형, 장난감통 속 고양이, 책표지의 오리 등 툭툭 튀어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아이의 방 어느 구석엔가 다 숨어 있지요. 작가들의 실제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심리와 생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 좋은 우리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