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현! 그는 확실히 천재인 것 같다. 나는 사실 이런 말을 누구에게 하는 것을 무지하게 죄송스럽게 느낀다. 그것은 찬사이기보다는 하나의 저주이기 때문에. 그런데 강우현을 천재라고 한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부인 최영애의 말이다. 나의 부인 최영애는 심미안이 지극히 높은 고결한 인격의 소유자다. 그래서 나의 부인 최영애는 평생 날 보고 '천재'라고 얘기해준 적은 한 순간도 없었다. 그런데 강우현 얘기만 나오면 '그는 정말 천재'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말에 나는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별로 그렇게 좋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나의 부인에게 천재라는 말 한 번 안듣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책 표지 글)